들바람 내부는 꿈꾸던 벌판에서

홀로 우두커니

아무것 보지 않고서 멍하니 나

그 무얼 기다리는 듯

 

내게는 떠나보낸 것 하나 없는데 

온 것 하나 없는데

마음속 깊이 고여 있는 응어리는

이번만 아니구나

 

바람에 스쳐 지나가듯

나는 시간을 비껴만 가고

오늘도 마음에 담은 말

아… 나는

 

내 마음 한 켠에 검붉게 고인 자리

지울 순 없어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시 나는

이 삶을 살아야 하네

 

봄이 있는 걸 몰랐다면

이리 차갑진 않았을 텐데

한없이 바라만 보는 건

아… 나는

 

기다림 끝 없는 굴레의 시간 속에

우직하게 갇혀

이 내 맘 구해줄 이 없음에 나는

정처 없는 바람 되네

난 이렇게 멈춰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