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쥴러에 일정을 하나하나 적어 넣는 나날들
모슈 스트로우 텀블러 진짜 잘 쓰고 있다 원래 사용하던 스타벅스 스탠리 스트로우 텀블러가 망가지는 바람에 새로 산 건데 스탠리 것보다 훨씬 유용해서 사길 잘했다고 몇 번이나 생각함
일단 나는 실리콘 빨대에 별로 거부감이 없어서 사용하는 데에 거슬리는 점은 없었음 빨대를 리드 가장자리에 둘러서 같이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편리하고 좋다 또 스탠리 텀블러는 완전 밀폐가 되는 텀블러가 아니었던 지라 들고 다닐 수는 없었고 집에서 작업할 때만 사용했는데 모슈 텀블러는 뚜껑을 닫으면 완전 밀폐가 되기 때문에 가방 안에서 아무리 굴려도 음료가 절대 새지 않는다
평소에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다른 텀블러로는 스토조 접이식 텀블러가 있지만 그건 보온 보냉 기능이 없는 단순 실리콘 텀블러라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여러모로 모슈가 더 만족스럽다 아무튼 그래서 요새 정착템은 이 모슈 텀블러라는 이야기
겨울 바야흐로 샤브샤브의 계절
좋아하는 작가인 오가와 요코의 1994년 글이 새로 출간 됐길래 구매해보았다 앞부분을 조금 읽다가 맑았는데 오가와 요코의 글을 오랜만에 읽으니 반가운 정취가 한껏 느껴져서 좋았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오가와 요코의 문체나 글이 취향에 엄청 맞는 것은 아니지만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에 내가 가지고 있는 향수 때문에 그의 글을 계속 찾게 되는 것 같다
서울에 내렸던 첫 눈을 직접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어제 엄마가 집에 와 있는 도중에 눈이 정말 무서울 정도로 펑펑 내렸다 토요일이라 저녁에는 학원에 가는 일정이 있었는데 눈을 밟으니까 괜히 마음이 설렜다 길이 다 얼어서 좀 긴장되긴 했지만서도
학원 가는 길에는 언제나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테이크 아웃해가는데 이 날은 눈도 내렸고해서 따뜻한 캐모마일 릴렉서 한 잔을 담아갔다 생각보다 더 맛있었고 달큰하니 좋았다
담배 피다가 마주친 아기 눈사람
그리고 바질이와 함께하는 오늘의 기록
오늘은 오랜만에 투를 만나러 투가 사는 동네에 다녀왔다 멀게만 생각했는데 열차를 타고 오니 금방이었다 역에 가까워질수록 더 넓게 펼쳐지는 눈 덮인 광경에 괜히 두근 거렸다 일찍 출발해서 이른 점심에 도착했는데 역으로 마중을 나와 준 투랑 같이 투네 집으로 걸었다 어제 내린 눈 덕분에 길가에는 동물들 발자국까지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던 중에 투 어머니가 식사를 챙겨 주셔서 집밥을 먹었다 이 즈음 한참 배달음식만 먹던 때라 집밥이 반가워서 냉이된장국을 물 마시듯이 후루룩 후루룩 먹었다
추운 날이었어서 밖에 안나가고 하루종일 투 방에서 칩거했다 가져간 선물을 같이 뜯어보고 침대에서 뒹굴고 어머니가 내주신 쿠키에 커피를 같이 마셨다 근 세 달 동안 영화를 한 개도 안보고 살았는데 종일 영화를 세 개나 봤다 내내 누워서 베놈도 보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보고 궁금했던 알리타도 봤다
저녁에는 브리스킷이랑 구운 야채를 시켜서 먹었는데 엄청 든든하고 맛있었다 빵을 곁들여 먹긴 했지만 그래도 배달음식 먹을 때보다 밀가루를 훨씬 적게 먹은 게 좋았고 야채와 고기를 고루 먹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투 손길에 골골 대면서 이빨을 뾱 드러낸 바질이
예전에는 다들 시간도 많고 일정도 널널해서 훨씬 자주 보고 지냈던 거 같은데 해가 지나갈수록 각자 다들 바빠지고 일도 많아져서 만나기가 쉽지 않아 아쉽다 막 스무 살을 넘겼던 즈음 같이 콘서트를 보고 만나 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다들 어른이 됐다는 게 감개무량하다 그래도 우리는 꾸준히 시간을 내서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즐거워하고 맛있는 걸 먹고 재밌는 걸 볼 수 있다 조금 달라졌어도 여전할 수 있다는 게 기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