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나의 치렁치렁 주렁주렁들

 

얼마 전에 h 가 놀러 왔을 때 급하게 설거지를 하다 그릇을 깨 먹는 바람에 컵이랑 접시를 새로 샀다 취향의 물건을 또 집 안에 적립했다 

 

오랜만에 h 를 만나서 정말 좋았다 아주 많은 이야기를 했다 h 는 어떤 편안함이 있는 사람이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아이처럼 순수하고 건강하고 올곧은 느낌을 주는 사람 항상 성실하게 뚜벅뚜벅 걷고 있는 사람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덩달아 선명하고 솔직해지는 느낌이 든다 내가 원하는 것이 마음 속에 떠오른다

일몰 때면 창문 틈으로 붉은 빛이 들어온다

 

침대 옆 선반에 기대 서서 팔을 괴고 커피를 마시면서 재즈 플레이리스트를 돌리던 그 순간 딱 알았다 오늘의 이 순간은 오래 기억 될 그림이겠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