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 다녀왔다 

 

어제는 오랜만에 s를 만났다 s의 계획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여러가지를 들었다 떠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몇 년이나 고민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 비행기 표를 끊고 나서 갑작스레 직면해야만 했을 공포감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혼자가 되어 살아야 한다는 것 언어부터 완전히 다른 곳에서 나의 과거를 모르는 사람들 뿐인 곳에서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 나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었다 s가 부러웠다 s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내가 부럽다고 했지만 나는 언제나 독립적인 그 애와 그 애의 그런 강한 용기가 부러웠다

 

같은 날 큰아빠가 장어를 사줬다 씁쓸한 저녁이었다 그조차도 고집불통이라 좀 끔찍했다 그나마 말귀를 알아듣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또다시 이해관계가 아주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했고 가족이 대체 뭘까 하고 생각했다

 

요즘은 아빠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다 나한테 너무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다 나쁜 것만도 아니지만 분명하게 아픈 것이 있다 아빠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 여전히 나와 엄마와 가족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빠를 

 

용서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어른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하게 된다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결국은 측은한 마음으로 이어진다 곱씹을 때마다 자꾸 마음이 약해지고 매번 그런 물렁물렁한 내 자신이 너무 싫으면서도 이런 게 가족인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