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  


창원에 다녀왔다 어제는 오랜만에 S를 만났다 딱히 갈만한 데가 떠오르지 않아서 내려갈 때마다 가는 식당에 갔는데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주문은 밀리고 맛도 그럭저럭에 서비스도 별로라서 다음엔 다른 델 찾아봐야지 생각했다


날이 너무 더워서 돌아다니면 안되겠다 해서 밥 먹고 나서는 바로 카페로 직행 했다 몇 시간 내내 계속 수다 떨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라지로 두 잔이나 마셔야 했다 ㅋㅋㅋㅋㅋ 둘 다 기력 딸려서 자꾸 하품하고 너무 웃겼음


S의 계획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여러가지를 들었다 떠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몇 년이나 고민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 비행기 표를 끊고 나서 갑작스레 직면해야만 했을 공포감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혼자가 되어 살아야 한다는 것 언어부터 완전히 다른 곳에서 나의 과거를 모르는 사람들 뿐인 곳에서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 나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었다 S가 부러웠다 S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내가 부럽다고 했지만 나는 언제나 독립적인 그 애와 그 애의 그런 강한 용기가 부러웠다





같은 날 저녁에는 큰아빠가 장어를 사줬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일말의 안도감과 아주 많은 씁쓸함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큰아빠 조차도 고집불통이라는 사실 그가 그나마 말귀를 알아듣는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나와 평생 이해관계가 다를 것이라는 사실... 동시에 나의 가족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터미널 가는 길




다시 서울


아빠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다 나한테 너무 많은 영향을 끼쳤고 물론 그 영향 중에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지금도 아빠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 현재진행형으로 나와 엄마와 여러 가족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빠를 사랑한다


용서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어른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하게 된다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결국은 측은한 마음으로 이어진다 곱씹을 때마다 자꾸 마음이 약해지고 매번 그런 물렁물렁한 내 자신이 너무 싫으면서도 이런 게 가족인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