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기만 한 열흘이었다 정말로 계속 생각이 나서 근데 그게 다 그리워서 힘겨웠다 해가 머리 꼭대기를 비출 때는 걔랑 싸우고 나서 그늘도 지지 않던 땡볕에 쭈그려 앉아 담배를 뻑뻑 피던 순간을 생각하고 노을이 질 때는 유치하게 화해하던 우리를 보고 지나가던 누가 놀렸던 순간을 생각했다 알고 보니 그 순간에도 걔는 나를 또 한 번 봐 줬을 거라는 게 나를 또 참아줬을 거라는 게 ... 그래서 그냥 내가 너무 싫었다 이런 걸 결국에는 여기에 이렇게 찌질하게 적게 되는 내가 싫고 후회하고 있는 지금이 너무 힘들다

 

근데 그냥 어쩔 수 없다 나는 계속 그리워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도망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계속해서 도망치는 사람이었다 어디로 갈 것인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정작 중요하고 또 내가 모르겠는 건 그런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