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것들이 너무 많다.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서른 세 살이 되면 새로운 노래는 듣지 않고 여태껏 들어오던 노래들만을 계속 들으면서 산단다. 삼십 년도 살지 않은 나는 벌써부터 들었던 노래만 듣고 봤던 영화만 보고 읽었던 책만 읽으면서 사는데, 어째 나는 곱씹는 것에만 재능이 있는지. 떠나간 것들을 떠올리면서 그리워하거나 잃어버린 것들을 그리며 자책하는 데에 시간을 쏟는 것이 태어날 적부터 내 특기였던 것 같다.


지나간 시간들은 더러 아름답다. 나는 언젠가 그것들이 끔찍해서 죽었으면 바랐다가도 흐르고 흘러 애틋해지면 품에 안고 놔 주지를 못한다. 기억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미화되어서 원래의 것보다도 더 반짝이는 것으로 둔갑을 하는데, 이미 그 때는 너무 소중하고 중요해져서 손에서 놓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다.


그리운 사람이 있다.

그리운 사람이 너무 많다.

그리운 시간도, 그리운 날씨도, 그리운 장면도.


마주할 수 없으니까 그리워만 해도 어쩔 수 없지. 

나는 꽤 비겁하다.


나는 왜 자꾸 곱씹기만 할까.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사람들을 다 만나고 올 수도 있는데 왜 뒤로만 걷고 싶은가. 어찌 그리운 것들은 익숙하다 못해 지겨울 때도 되었는데 반갑기만 한가.


그리운 것들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