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찾아보니까 딱 작년 이때 쯤에 응급실 다녀왔던데 올해도 그냥 지나가질 않음 이번엔 아예 며칠 입원을 했다

 

저번 달 생리할 때 전에 없던 생리통이 있어서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 산부인과를 한번 가 볼걸 그랬다 일요일 저녁에 갑자기 극심한 복통이 와서 눕지도 걷지도 앉지도 서있지도 못하고 진짜 한참을 끙끙 대다가 결국 택시 타고 응급실에 갔는데 CT 찍어보니까 난소 혹이 터져서 그런 거라고 했다 왜 내가 산부인과 가서 초음파 찍을 때는 매번 좀 더  지켜볼 만하다고 괜찮다고 하는데 꼭 방심하고 있을 때만 이렇게 아파지는 건지 모르겠음 하여튼 이미 터진 혹 때문에 몸 안에 피 고임이 있어서 복통이 오는 거라고 수술 보다는 자연적으로 흡수 시키는 게 제일 좋다해서 며칠 입원했다 항생제랑 진통제 맞고 경과 보면서 한 나흘 정도 있었다

 

아무튼 다행히 악성 종양도 아니었고 터진 혹도 문제가 있어서 생긴 게 아니라 난소 안에서 정상 기능하던 혹이라고 해서 마음이 좀 놓였다 또 중간에 당 수치가 좀 높대서 당뇨검사 해본다길래 할머니 생각도 나고 진짜 너무 심란했는데 검사결과 당뇨도 없었다 앞으로 잘 관리하면 괜찮을 거라고 해주심 괜히 기회 한 번 더 생긴 거 같은 기분이었다

 

병원에 있을 땐 마냥 무섭고 서러웠는데 집 오니까 많이 나아졌다 기분은 오히려 입원 전보다 좀 더 개운한 거 같고 ... 내가 관리를 못 해서 그런 거라는 자괴감이 조금 들기도 하지만 그 생각을 완전히 믿진 않는다 그런 자책에는 끝이 없는 걸 안다 나는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 아픈 건 보통 예상하지 못하게 찾아오니까 알게 된 다음부터 좀 더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거다 다 괜찮다 다 괜찮을 거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