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멈춘 것만 같던 2020년도 지나고 어느덧 새해가 밝았다

 

벼르고 벼르던 애플워치를 구입했다 올해의 첫 날부터 꾸준히 움직였다 온 얼굴이 달아오르도록 추운 날씨에도 눈을 밟으며 계속 걸었다 볼을 찢어낼 것 같은 찬 바람에도 땀을 식혀주는 다정함이 있다는 걸 나는 안다

 

4년 전에 쓰지 못한 편지를 오늘도 쓰지 못했다 어떤 마음은 과정과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고 가치를 매길 수도 없어서 영원히 모호하기만 하다 절댓값을 매길 수 없는 마음이 내 안에 너무 오래 있었다 기대할 수도 없게 되어버린 관계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해 골몰했다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나 자신을 문득 깨달을 때면 한없이 허무했다 결국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어디로 향하길 바라는 것인지 이제는 전부 잘 모르겠는 것 뿐이기에

 

스물여섯의 한 해가 별 거 없이 시작됐다